내달 러 대선 앞두고 의문사 논란 러시아 민주화 운동의 상징으로 불리던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48·사진)가 16일(현지 시간) 감옥에서 숨을 거뒀다. 다음 달 러시아 대선을 앞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政敵)으로 꼽혀온 나발니가 갑작스레 의문사한 것이다. 러시아 관영 인테르팍스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교정청은 이날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교도소에서 수감 중이던 나발니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연방교정청은 “죄수 나발니는 산책 직후 몸이 좋지 않다더니 곧바로 의식을 잃었다”며 “즉시 의료진이 필요한 소생술을 시행했으나 최종 사망을 확인했다. 정확한 사인은 조사 중”이란 성명을 내놓았다. 크렘림궁은 성명 직후 “푸틴 대통령에게 나발니의 사망을 보고했다”며 “사인을 규명할 책임은 의료진에 있다”고 밝혔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나발니는 최근 교도소 내 학대와 영양실조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나발니 측 레오니트 솔로비요프 변호사는 “14일 면회 때만 해도 모든 것이 괜찮았다”고 주장했다. 인권 변호사 출신인 나발니는 “푸틴 정권보다 러시아에 더 큰 위협은 없다”며 푸틴 체제를 비판해온 대표적 반체제 인사다. 나발니 사망 원인 의문… 러는 “산책뒤 숨져” ‘푸틴 정적’ 감옥서 사망 독살 시도 등 수차례 생명위협 넘겨“ 韓컵라면 여유롭게 먹고싶다” 요구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계 후손으로 모스크바 근교에서 태어난 그는 법학과 금융을 전공했으며 미국 예일대에서도 유학했다. 이후 블로거로 활동하면서 푸틴과 고위 인사들의 부패를 폭로하며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특히 2013년 모스크바 시장 선거에 출마해 득표율 27%를 올리는 인기를 과시하며 러시아 정권을 긴장하게 만들기도 했다. 거물로 거듭난 나발니는 여러 차례 생명의 위협을 당해 왔다. 2020년엔 독살 시도에 쓰러져 독일로 이송돼 치료받았다. 당시 독극물은 소련 시절 사용하던 화학물질 노비초크로 확인됐다. 2017년 괴한이 뿌린 녹색 염료를 맞아 한쪽 눈은 거의 실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러시아로 돌아온 나발니는 횡령 및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뒤 추가 혐의까지 합쳐져 30년 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모스크바 인근 멜레호보 교도소에 수감됐던 그는 지난해 12월 변호인 접견 뒤 행방이 묘연했다. 최근에야 ‘북극 늑대’란 악명이 붙은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교도소로 이송된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달에는 러시아에서 인기 많은 한국 컵라면 ‘팔도 도시락’을 여유롭게 먹고 싶다며 식사시간을 제한하는 교도소 규정 폐지 소송을 냈으나 러시아 대법원이 기각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다음 달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2030년까지 대통령으로 재임할 수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나발니는 러시아인들을 동원해 집회를 조직하고 크렘린궁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여겨졌다”고 평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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